2024년은 대한민국과 세계가 격동의 시간을 보낸 한 해였다. 국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와 이어진 탄핵 소추안 가결이 정국을 뒤흔들었고, 제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하며 정치 지형이 크게 바뀌었다. 한편,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도발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은 한반도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으며, 국내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의정 갈등이 계속되며 사회적 논란이 이어졌다. 또한, 기록적인 폭염이 전국을 강타하며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재확인시켰다.
국제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며 재선에 성공, 세계 정치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했다. 변화와 갈등이 공존한 2024년, 각 사건은 우리 사회에 중대한 도전 과제를 남겼고, 앞으로의 변화를 예고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1. 윤석열 대통령 탄핵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 안보 위협과 사회 혼란을 이유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반국가 세력의 도발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이 선언은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계엄령 선포 직후, 국회, 선관위 등에 군 병력이 배치되는 등 긴장이 고조됐다.
그러나 계엄령 선포는 즉각적인 논란을 일으켰다. 여당 내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윤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으며, 야당은 이를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위헌적 폭거"라고 규정했다. 국회는 긴급 소집을 통해 계엄령 해제를 논의했고,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계엄령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날 새벽 계엄령 해제를 선언하며 "국민 여러분께 불안을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계엄령 선포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정치적 후폭풍은 더욱 거셌다. 더불어민주당과 야당 지도부는 대통령의 독단적 결정을 국가 운영의 중대한 위법 행위로 규정하고,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고 12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됐다. 국회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상 권력 남용에 해당하며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또 하나의 분수령으로 기록되며, 국가 권력의 한계와 법치주의를 둘러싼 논쟁을 다시금 불러일으켰다. 시민들은 헌법 질서 회복을 촉구하며 집회와 시위를 이어갔고, 정치권은 극심한 대립 속에서 책임 공방을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은 국가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 작가 한강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2024년 10월 10일,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을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으로 평가하며 수상 이유를 밝혔다.
한강은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나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성장했다. 1993년 시인으로 등단한 후,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그녀의 대표작 '채식주의자'는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한 여성이 육식을 거부하며 사회적 규범에 저항하는 과정을 그려내어,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억압을 탐구했다.
또한, '소년이 온다'는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의 아픔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한국 현대사의 상처를 조명했다.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한강은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프 16세로부터 메달과 증서를 받았다. 그녀는 수상 소감에서 "문학작품을 읽고 쓰는 일은 필연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3. 22대 총선 야당 압승
2024년 4월 10일에 실시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넘는 175석을 확보하며 압승을 거뒀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을 범야권을 합치면 192석을 차지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계헌저지선인 101석을 간신이 넘긴 108석에 그쳤다. 민주당은 서울 48석 중 37석, 경기 60석 중 53석, 인천 14석 중 12석을 차지하며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로, 김건희여사 리스크, 민생 경제와 고물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권이 개헌저지선을 넘기긴 했지만 결국 윤석열 대통령은 느닷없는 계엄령 선포로 인해 결국 탄핵당하고 말았다.
4. 계속되는 의정갈등
2024년 대한민국에서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을 두고 의료계와의 갈등이 심화됐다. 정부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했으나, 의료계는 현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2월 20일에는 전국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집단적으로 진료를 거부하며 병원 현장을 이탈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진료 공백이 현실화되었고 국민들은 의료 서비스 이용에 큰 불편을 겪게 됐다.
정부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계와의 대화에 나섰지만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의료계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와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고, 저수가 체제와 의사들의 이미지 악화가 갈등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주장했다.
5월에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2024년 의정갈등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이 열려 의료계와 학계가 갈등 상황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11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대 정원 확대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의료계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추가 집단행동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갈등은 계속됐다.
결국 이러한 의정 갈등은 국민들의 의료 접근성을 악화시키며 사회 전반에 큰 논란을 불러왔고, 정부와 의료계가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아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게 됐다.
5. 이재명, 배현진 정치인 피습
2024년 초, 대한민국에서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연이은 피습 사건이 발생하며 큰 충격을 주었다.
1월 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부산 가덕도에서 신공항 부지 시찰 도중 60대 남성으로부터 흉기 공격을 당해 목 부위를 다쳤다. 사건 직후 이 대표는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는 오랜 기간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정치적 불만을 동기로 진술했다.
이어 1월 25일에는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서울 강남구에서 10대 청소년에게 돌로 머리를 맞는 피습을 당했다. 가해자는 순간적인 관심을 얻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으며, 경찰은 우발적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배 의원 역시 병원 치료 후 큰 부상 없이 회복되었다.
두 사건은 정치인에 대한 안전 강화의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며, 정부와 정치권은 공적 활동 중 안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더불어 사회 전반에서는 폭력 행위를 비판하며 성숙한 민주주의 문화 정착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6. 역대급 폭염
2024년 대한민국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7월 평균 기온은 26.2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폭염 일수와 열대야 발생 횟수도 평년을 크게 웃돌았다.
이러한 폭염은 온열 질환자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여름철 온열 질환자 수는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났고, 응급실 방문 환자도 급증하면서 보건당국이 비상 대응에 나서야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의 원인을 기후 변화와 엘니뇨 현상으로 지목하며, 온실가스 배출 증가가 기상이변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기상기구(WMO) 역시 2024년 여름을 역대 가장 더운 시기 중 하나로 평가했다.
정부는 폭염 대책의 일환으로 무더위 쉼터 확대와 야외 활동 자제를 권고하고,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폭염과 같은 극단적 기상이변이 반복되고 있어 장기적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2024년의 폭염은 기후 변화가 일상이 된 현실을 보여주며, 사회 전반에 걸쳐 폭염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게 했다.
7. 명태균 게이트 정치권 강타
2024년 대한민국 정치권은 ‘명태균 게이트’로 커다란 혼란을 겪었다. 이 사건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사건의 핵심은 명 씨가 특정 후보의 공천을 지원하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고, 여론조작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검찰은 명 씨와 관련된 자료를 확보한 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명 씨와의 연루설이 제기되며 당내 갈등이 깊어졌다.
야당은 이 사건을 “제2의 국정농단”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의 책임을 강력히 추궁했고, 여당은 무분별한 정치 공세라고 맞섰다. 국민적 분노는 공천의 투명성과 공정성 문제로 이어졌으며, 정치 개혁에 대한 요구도 더욱 거세졌다.
결국 ‘명태균 게이트’는 정치권의 도덕성과 신뢰를 크게 훼손하며 국민의 실망감을 키웠다. 검찰 수사가 계속되면서 새로운 의혹들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어, 사건의 여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8. 북한의 계속되는 오물풍선 살포
북한이 대북 전단에 대한 보복으로 남한을 향해 오물 풍선을 지속적으로 살포하면서 남북 관계의 긴장이 극대화됐다.
북한이 보낸 오물 풍선은 생활 쓰레기, 분뇨 등이 담긴 비닐봉지를 매단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일부 풍선에는 발열 장치와 화약이 장착되어 추가적인 위험을 유발했다. 이에 따라 접경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풍선이 발견되었고, 주민들은 큰 불안감에 시달렸다.
특히 5월부터 9월까지 약 4,000개의 풍선이 남한으로 넘어오며 피해가 집중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풍선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는 등 추가 피해가 보고됐다. 이에 정부는 풍선 수거와 감시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위험 구역을 설정하고 대응 체계를 정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러한 행위가 남한 사회에 공포감을 조성하고 대북 전단 살포를 억제하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오물 풍선이 생화학 무기로 악용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국제 사회의 우려도 커졌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는 남북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으며, 정부는 주민 안전과 접경 지역의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 간 긴장 완화와 대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9. 북한군 우크라이나전 파병
2024년,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병력을 파병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북한은 특수부대를 포함한 병력 1만여 명을 단계적으로 러시아에 보내기로 합의했으며, 이들은 주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후 전선에 투입되었다. 러시아 군함을 통해 북한군이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되었고, 이는 한반도와 국제 정세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국제사회는 북한군의 참전을 강력히 비판했다. 미국 국방부는 북한 병력이 전투에 참여하고 일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으며, 나토 역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협력에 대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북한의 행동을 규탄하며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했다. 또한, 북러 협력이 지속될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결국,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은 군사적 협력을 넘어 국제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로 평가되었으며, 긴장 고조와 더불어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을 촉발하게 했다.
10. 트럼프가 돌아왔다
11월 5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주요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위스콘신 등에서 승리를 거두며 선거인단 277명을 확보해 백악관에 복귀하게 되었다.
이번 승리는 트럼프가 논란과 법적 문제를 딛고 다시 한 번 미국인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불법 이민 단속 강화, 국경 장벽 완공, 감세 정책 확대 등 강경하고 보수적인 공약을 내세우며 지지층 결집에 성공했다.
트럼프의 재선은 미국 국내 정책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동아시아와 한반도 정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되고 있으며, 그의 대중국 강경 노선과 기존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다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트럼프의 재선 성공은 미국 정치사에 새로운 전환점을 기록하게 되었고, 향후 그의 정책들이 미국과 세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