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역명병기 유상판매 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한 뒤 처음으로 성수역, 종각역, 을지로4가역 등 7개 역을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입찰은 오는 19일부터 시작해 29일에 마감된다.
‘역명병기’란 지하철 역명 옆이나 아래 괄호 안에 기업이나 기관명을 함께 기재하는 제도로, 한글과 영문 표기를 원칙으로 한다. 병기된 기관명은 역사 내 폴사인과 출입구 표지판, 승강장 및 안전문, 전동차 단일노선도 등 8종의 안내 매체에 표시되며, 하차 안내 방송에도 반영된다.
공사는 안전 투자비 증가, 원가 이하의 운임 체계, 무임 수송 확대 등으로 인한 재정 압박 속에서 다양한 수익 창출 방안을 추진해왔다. 역명병기 사업 역시 그 일환으로 2016년 시작됐으나, 지난해에는 공공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공사는 지난 7월 심의 기준을 정량화하는 등 운영 지침을 손질해 제도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였다.
개정된 지침에 따라 입찰은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접근성과 공공성을 평가하는 정량평가(70점)와 심의위원회의 정성평가(30점)를 합산해 총점 70점 이상을 받은 기관에 한해 입찰 자격을 부여한다. 이후 2단계에서는 최고 금액을 제시한 기관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한다.
이번에 입찰이 진행되는 역은 종각(1호선), 성수(2호선), 독립문·신사(3호선), 마포(5호선), 수진(8호선), 을지로4가(2·5호선) 등 총 7곳이다. 대상 기관은 해당 역 반경 1km 이내(서울 시내 기준, 시외는 2km)에 위치해야 하며, 낙찰될 경우 3년간 병기역명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재입찰 없이 한 차례 연장(3년)이 가능하다.
현재 서울 지하철 37개 역에서 역명병기가 운영되고 있으며, 참여 기관들은 홍보 효과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올해 계약 만료 역들의 재계약률은 100%를 기록했다.
손병희 전략사업본부장은 “이번 제도 개선으로 공공성을 강화하고 심의 절차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역명병기 사업은 공사의 재정 건전화와 동시에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