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직원의 침착한 대응, 보이스피싱 피해 막았다.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지난 3일 내방역에서 한 직원의 기지로 시민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는 것을 막았다고 10일 밝혔다.
3일 오후 6시 5분경, 내방역을 순회 점검 중이던 부역장 A씨는 고객안전실 앞에서 상가 종사자인 B씨가 불안에 떨며 전화를 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통화 중 들려온 “우리 딸”, “납치”, “송금” 등의 단어에 보이스피싱을 직감한 A씨는 즉시 대응에 나섰다.
보이스피싱범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딸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B씨에게 자녀가 납치됐다고 믿게 만들었다. 충격에 빠진 B씨는 범인의 요구대로 1,000만 원을 송금하려 했으나, 당장 자금이 없어 80만 원이라도 보내려던 상황이었다. A씨는 말 대신 눈빛과 손짓, 쪽지를 통해 상황을 전달하며 대화를 시도했고, B씨의 남편 연락처를 알아낸 뒤 남편과 함께 실제 자녀의 안전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송금을 막고 경찰에 신속히 신고해 더 큰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다.
B씨는 “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정신이 아찔했지만, 역 직원의 빠른 판단과 도움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공사는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상황에 처하거나, 유사한 통화·문자를 받은 경우 112 신고와 함께 가까운 고객안전실로 도움을 요청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5월에는 강남구청역에서 보이스피싱 물품 인계가 의심된다는 시민 제보를 받고, 역사 CCTV를 통해 수상한 장면을 확인한 후 경찰에 신고해 1,500만 원의 피해금 회수와 운반책 2명의 검거를 돕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 마해근 영업본부장은 “현장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켜낸 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순회점검과 지능형 CCTV 모니터링을 강화해 시민이 안심하고 지하철을 이용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