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먹자골목’이라 적힌 간판을 걸어둔 골목이 있다. 퇴근 후 삼겹살과 소주 한 잔으로 하루의 고단함을 달래기 좋은 이 골목은, 언젠가부터 삼겹살 냄새조차 쉽게 맡을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야근을 마친 8시 이후에는 손님을 찾아보기 어렵다.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안 가결 등 정치적 불안정은 민간 소비를 급격히 위축시키고 있다. 사실, 계엄이나 탄핵 이전에도 골목 상권은 이미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 임대료, 고물가, 고금리,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대한민국의 자영업 시장을 자영업 지옥으로 만들었다. 그 위에 계엄과 탄핵이라는 초대형 태풍은 원화가치를 요동치게 만들었고, 그 여파는 이미 불안한 경제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되었다.
상인들은 송년회와 각종 모임을 통한 연말 특수에 기대를 걸었지만, 그 기대는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손님 수는 평소보다 적어졌고, 단체 예약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경제 회복의 기미는 보이지 않으며,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버틸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민간 소비는 이미 극도로 위축된 상태이며, 금융권에서도 그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소비 촉진 캠페인과 지역 경제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도 심리적 냉각은 쉽게 녹지 않는 상황이다. 각 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단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자영업자 생태계의 위기도 매우 심각하다. 고금리와 경기 불황으로 자영업자들은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다수의 자영업자들이 ‘사면초가’ 상태에 처해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4명 중 3명이 월 소득이 1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대형 플랫폼 기업의 과다 수수료와 배달료로 인해 자영업자들은 더 큰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고금리와 물가 상승이 그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다중 채무자 비중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자 상환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을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다. 결국 많은 자영업자가 빈곤층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이는 내수 회복을 위한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실질적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하지만, 리더의 부재 속에서 과연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만약 현재의 경제 위기가 장기화되고 악화된다면, 우리의 가정경제는 무너지고 말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자영업자들이 적자에 시달리지 않도록 근본적인 구조적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물가 안정과 금리 인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영업자들의 회복은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정부는 경제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정치권도 민생 경제 안정을 위해 현 상황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현재의 정치 상황은 민생보다는 정치적 이익에 집중하는 모습이 많다. 여야 모두 정치 공학에 몰두하면서 경제 위기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경제 환경을 더욱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으며, 결국 국민들의 삶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치권은 이제 민생을 최우선으로 삼고, 경제 회복을 위한 협력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내수를 활성화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영업자들의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국가 경제의 건강을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승재 국장